2023년 3월 26일 일요일

중용자잠 28-自箴

<원문>

箴曰蒲盧者。土蜂之細腰者。蜂存則蟲化而爲蜂。蜂去則蟲終不化。所謂其人存則其政擧。其人亡則其政息也。地道敏樹一句。因人道敏政而遂言之。文勢如流丸走坂。不可與蒲盧句照勘。


<직역>

경계해(箴) 말한(曰)다. 포로(蒲盧)라는 것(者)은 땅속에 집을 짓고 사는 벌(土蜂)의(之) 가느다란 허리(細腰)인 것(者)이다. 벌(蜂)이 있(存)다면 곧(則) 벌레(蟲)가 변하(化)여(而) 벌(蜂)이 된(爲)다. 벌(蜂)이 떠나가(去)면 곧(則) 벌레(蟲)가 마침내(終) 변하(化)지 못한(不)다. 소위(所謂) ‘그(其) 사람(人)이 있(存)다면 곧(則) 그(其) 정사(政)가 잘 행해진(擧)다. 그(其) 사람(人)이 없(亡)다면 곧(則) 그(其) 정사(政)가 망한(息)다’이다(也). ‘땅(地)의 도(道)는 나무(樹)에 민감하(敏)다’라는 한마디 글(一句)은 ‘사람(人)의 도(道)는 정사(政)에 민감하(敏)다’를 말미암(因)으면서(而) 그 다음에(遂) 그것(之)을 말한(言)다. 글의 기세(文勢)가 굴러다니는 총알(流丸)이 언덕(坂)을 달림(走)과 같(如)다. 포로(蒲盧)의 글귀(句)와(與) 대조할(照勘) 수 없(不可)다.


<해석>

경계해 말한다. 포로(蒲盧)라는 것은 땅속에 집을 짓고 사는 벌로 가느다란 허리를 가졌다. 벌이 있다면 곧 벌레가 변하여 벌이 되고 벌이 떠나가면 곧 벌레가 마침내 변하지 못하니 이른바 ‘그 사람이 있다면 곧 그 정사(政)가 잘 행해진다. 그 사람이 없다면 곧 그 정사(政)가 망한다’이다. ‘땅(地)의 도(道)는 나무에 민감하다’라는 한마디 글은 ‘사람(人)의 도(道)는 정사(政)에 민감하다’를 말미암은 다음에 말한다. 글의 기세가 굴러다니는 총알이 언덕에서 굴러가는 듯하니 포로(蒲盧)의 글귀와 대조할 수 없다.


<해설>

포로(蒲盧)는 크게 두 가지로 해석한다. 하나는 정약용 선생님처럼 포로(蒲盧) 그대로 나나니벌로 해석하는 경우이다. 또 하나는 주자(朱子)처럼 포(蒲)와 로(盧)로 해석하여 부들과 갈대로 해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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