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3월 27일 월요일

동양철학 아마추어 입문해보기 1 - 어떤 책부터 읽을까?(1)

첫 번째 주제는 "어떤 책부터 읽을까"입니다.


사실 동양철학에 입문할 때 가장 고민되는 주제 중 하나일 것이고, 잘못 선택하면 너무 어려워서 그대로 포기할 수도 있는 중요한 분기점이기도 하지요. 사실 가볍거나 재밌는 책들도 있는데 말이죠.

일단 책들이 굉장히 다양합니다.


4서로는 논어, 맹자, 대학, 중용

5경으로는 시경, 서경, 춘추, 예기, 주역

도가철학으로 노자, 장자 등등, 그리고 해설서로 유명한 왕필주석

춘추전국 시대 철학자들의 저서로 보면 순자, 묵자, 한비자 등등

주자성리학을 공부하려면 '장구'시리즈, '혹문'시리즈

비교적 최근에 발견된 곽점초묘죽간, 마왕퇴백서

병법으로 유명한 손자병법, 오자병법


정말 많은 책들이 존재하고 심지어 각 책마다 주장도, 성격도 다 다릅니다.

특별히 알고 싶은 주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면, "불교가 궁금해서 시작했다""노자라는 책을 들어봤는데 한 번 어떤 내용인지 궁금하다"라는 명확한 목적이 있지 않다면 되도록 유가철학을 추천드립니다.

왜냐하면 유가철학은 오랫동안 '대세'를 이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유가철학책 중에 무엇을 먼저 읽느냐?

유가철학의 책들은 크게 4서와 5(또는 3)으로 나뉩니다.


일단 한국에서 제일 유명한 주희 선생님은 "대학, 논어, 맹자, 중용, 시서, 서경, 춘추, 예기, 주역"의 순서를 추천합니다.

앞에 '대학, 논어, 맹자, 중용'4서 에 해당하고 뒤의 '시경, 서경, 춘추, 예기, 주역'5경에 해당합니다.

주자성리학은 조선시대 철학의 '대세'를 이뤘기에 대략적인 순서를 참고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을 것입니다.


여기서 잠깐 책 읽는 순서에 '대세'를 이유로 드는 것에 의문이 드실 수 있습니다.


'대세'라는 것이 중요할까요?

왜냐하면 이 글을 읽으시는 대부분은 한국어로 번역된 철학 책을 읽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국 이전의 국가였던 조선에서는 '주자성리학'(유학의 일부인 성리학 분파 중 주자가 이끄는 학파)이 대세를 이뤘고, 그에 따라 주자성리학을 기반으로 번역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최종적으로 그 해석을 따르든 따르지 않든 1차적으로는 '대세'였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상당수(대세를 따르는 사람들)'공유'하고 있는 생각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니까요.

조금 읽고 주자의 해석에 대해 의문이 든다면 저처럼 다른 학파의 책을 찾아도 되고(저는 다산학을 찾고 납득할 수 있었습니다) 이해가 잘 된다면 주자학을 좀 더 둘러봐도 좋을 것입니다.

참고로 제가 중용자잠을 해석할 때 중용장구도 같이 해석했던 이유도 같은 이유입니다.

동양의 조선에서 '대세'였던 주자성리학의 해석을 알아보고 다산학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는 것은 분명히 유의미한 활동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바로 대학부터 시작하면 되겠군!"

하실 수 있지만 한 번 더 생각하실 부분이 있습니다.

대학은 재미없습니다.

이 글의 주제가 아마추어 입문이니만큼 재미는 굉장히 중요한 요소인데 처음 듣거나 설명이 필요한 단어가 너무 많습니다.

당장 첫구절부터 "대학지도, 재명명덕, 재친민, 재지어지선...."으로 나오는데 솔직히 "대학"은 내가 알던 것은 아닌 것 같고 ""는 또 무엇이며 "명덕"은 뭔데 밝히고 ""에는 어떻게 머물라는 것인지 막막합니다.

한자나 유학이 어느정도 "상식"으로 잡혔던 주자의 송나라나 조선시대라면 모를까 현대시대에도 순서를 고집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길고 길었는데 최종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책이 뭐냐!하면

그것은

"맹자"

입니다.

맹자는 4서 중에 가장 길지만 풀어써준 부분이 많고 대화부분이 많아서 읽기도 매우 쉽습니다.

무엇보다도 어떤 주제에 대해 논박하거나 설명해주는 장면이 재밌습니다.

말 그대로 "아마추어 입문"에 필요한 요소를 갖추었다고 감히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으로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있는데, 그건 바로 "병폐가 적다"라는 것입니다.

흔히들 "유학은 고리타분하다", "유교는 꼰대학문이다" 등등의 내용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확실히 유교철학서를 보다보면 그런 오해가 있는 이유가 이해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맹자"로 돌아와 그런 부분을 다시 보면 다른 관점에서 보는 것에 도움이 되실겁니다.

맹자를 읽다보면 오히려 몇몇 부분은 현대사회보다도 앞서나가 있다는 생각이 드실 수 있습니다.


고로, "동양철학 아마추어 입문서"

"맹자"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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